까다로운 갈무리

 

쉬울 것 같지만 은근히 까다로운 갈무리.
재료별 특징을 모르는 무작정 말리기만 해서는 십중팔구 실패다. 갈무리할 때는 통풍이 잘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말리고 자주 움직여줘야 뽀송뽀송하게 잘 마른다. 갈무리를 위해 식재료를 따로 살 필요 없이 남은 식재료를 이용하자. 재료별 갈무리에서 요리할 때 사용법까지 꼼꼼하게 정리했다.

* 호박 갈무리
호박을 깨끗이 손질해 적당한 두께로 썬 뒤 채반에 펀펀하게 펴서 말린다. 한쪽 면이 완전히 마르면 뒤집어서 말린다.
사용하기
오랫동안 불리면 흐물흐물 풀어질 수 있으니 미지근한 물에 한 번 담갔다 빼 그대로 놓아두자. 수분이 스며들어 먹기 좋게 불려진다. 말린 지 오래된 호박고지는 부드럽게 될 때까지 쌀뜨물에 끓인다. 쌀뜨물이 잡내와 풋내를 없애준다. 삶아서 볶아 나물을 만들거나 찌개 등에 넣어 먹으면 좋다.

* 묵 갈무리
도토리묵은 흐르는 물에 씻은 뒤 굵게 채 썰어 채반에 고루 펴 말린다. 갈무리용 도토리묵은 순수 도토리가루 함량이 높은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곰팡이가 필 수도 있다. 부피가 1/4로 줄어드는 것을 감안해 두툼하게 썰어 말리자.
사용하기
쫄깃한 식감을 원할 때는 30분, 부드러운 식감을 원할 때는 1시간 정도 미지근한 물에 불려 사용한다. 바짝 말린 묵이라면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는 물에 삶는다. 주로 조림이나 볶음, 잡채로 만들거나 찌개를 끓일 때 사리처럼 넣어 먹어도 별미다.

* 무 갈무리
무는 깨끗이 씻어 껍질째 손가락 길이로 썬 뒤 채반에 널어 말린다. 꾸덕해지면 뒤집어 2~3일 정도 바싹 말린다.
사용하기
미지근한 물에 잠시 담갔다 빼 30분 정도 두면 수분이 저절로 흡수되어 먹기 좋은 상태가 된다. 매콤한 양념장에 무쳐 먹으면 오독오독한 식감이 색다르다.

* 사과 갈무리
사과는 껍질째 반 갈라 씨를 뺀 후 약간 도톰하게 썰어 소금물에 3초 정도 담갔다 빼 채반에 펴서 말리자. 소금물에 담갔다 말리면 변색을 막을 수 있다. 4~5일 정도 지나면 꾸덕꾸덕해지면서 먹기 좋게 마른다.
사용하기
말린 사과는 단맛이 진해지고 쫄깃쫄깃해 입이 심심할 때 간식으로 그만이다. 쿠키를 구울 때 다져서 반죽에 넣어 함께 구워도 좋다. 물에 말린 사과를 넣고 끓이면 애플티를 맛볼 수 있다.

* 표고버섯
갈무리 표고버섯은 물에 씻지 말고 마른수건으로 먼지와 흙을 털어낸 후 신문지나 채반에 기둥이 위로 가도록 놓고 햇볓에 말린다. 햇볕에 말리는 과정에서 비타민 D가 생성돼 영양이 풍부해진다.
사용하기
먼지를 털고 미지근한 물에 30분 정도 담가 불린 뒤 기둥은 잘라내고 물기를 짜 사용한다. 기둥은 냉동실에 모아 두었다가 육수 낼 때 사용하고, 표고버섯 불린 물도 버리지 말고 국물요리에 활용하자.

* 가지 갈무리
가지는 꼭지를 떼고 적당한 두께로 썰어 채반에 펴서 말린다. 소금물에 담갔다 말리면 색이 변하지 않는다. 햇볕이 좋은 날 3~4일이면 충분히 마른다.
사용하기
말린 가지는 미지근한 물에 20분 정도 불렸다가 건져 물기를 짠 뒤 사용한다. 말린 지 오래된 가지는 살짝 삶아서 불려야 한다. 양념장을 넣어 고루 무쳐 들기름에 볶아보자. 가지의 물컹한 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쫄깃한 가지볶음 맛에 감탄한다.